아롱이(9세 포메라니안)는 결혼 전 와이프가 키우던 강아지로 결혼하면서 함께 키우게 되었습니다. 서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롱이가 자연스럽게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고, 활동량도 눈에 띄게 적어지고, 하지 않던 행동도 가끔씩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친구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저희 부부에 고민은 시작되었습니다. 평소에 대형견에 대한 로망이 있던 저로서는 보더콜리, 사모예드, 셰퍼드가 키우고 싶었습니다. 모모( 2세골든 레트리버)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골든 레트리버는 고려대상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견종에 대한 공부를 하다 보니 저희의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일단 생활패턴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저희로서는 활동량이 많은 견종의 운동량을 맞추어 주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거주공간의 문제입니다. 주택이 아닌 아파트에서 거주하는데 헛짖음이 있거나 하울링, 또 많은 활동량에 따른 층간소음 때문에 적합하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롱이와의 관계 형성입니다. 아롱이의 친구로서의 입양을 고려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했습니다. (키우는 아이가 외로워서 입양하시는 거라면 다시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저도 데려온 다음에 깨달았는데 외로운 아이가 둘 생길 뿐입니다. 절대 둘이 의지해서 잘 지내지 않습니다. )
다들 아시다시피 골든 레트리버 하면 순한 견종으로 알고 계실 것입니다. 레트리버는 고양이, 새와도 잘 지낼 만큼 친화력도 좋고 옐로카드가 몇 만개라고 할 만큼 참을성 많기로도 유명합니다. 포메라니안은 예민하고 사회성이 부족하며 요구사항이 많은 견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든 레트리버라면 잘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골든 레트리버의 입양을 결정하였고, 모모를 데려오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SNS 및 인터넷을 통해 여러 방면을 알아보던 중 부천 한 가정에서 모모를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모모와의 첫 만남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메뚜기 더듬이처럼 긴 눈썹, 큰 발, 강렬한 강아지 고소한 냄새, 상상하고 바라던 그런 모습만은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대전으로 내려오는 내내 사진처럼 얌전히 또 조용하게 내려오는 모습에 그저 흐뭇하고 설레었던 기억입니다. 보채지도 울지도 않고 멀미도 하지 않고, 고개를 흔드는 강아지 인형처럼 얌전히 차를 타고 오는 모습에 우리 부부는 마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모모를 데려온 첫날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만 가득하기를 바라고 바랐던 기억이 납니다. 또 한편으로는 과연 잘 키울 수 있을지라는 의문과 사고 치지 않고 착하게 잘 클지 굉장히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모모가 우리 가족이 된 첫날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설렘만 가득했던 첫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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